비샤 2023. 4. 24. 12:20

작품명

파루스테라(PARVUSTERRA)

  • 작다는 뜻의 파루스(parvus), 지구라는 뜻의 테라(terra)의 합성어. '작은 지구'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은, 초반 배경이 되는 이동도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장르

SF, 포스트 아포칼립스, 식물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로스트 테크놀로지

 

타깃 독자

10대 여성.

 

컨셉 및 기획의도

성숙의 플롯.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보수적으로 변한다. 그것은 세대를 따라 세속되어가며, 수십 년이 지나면 어째서 그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채 무조건적인 공포심이 집단 무의식으로 변한다. 결국 미지를 개척하지 못한 세계는 점점 쇠퇴되어간다.

그런 상황에서 유이하게 온전하게 호기심을 갖고 태어난 두 사람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세상의 끝'을 탐구하고자 작은 지구를 떠난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백문이 불여일견'.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넘겨짚고 두려워하며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에서, 경험하는 것이 모르는 걸 탐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는 메세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은 작품인 '가타카'와 '거꾸로 된 파테마'를 참고하였습니다. 

 

재미요소

중세와 SF라는 정 반대에 있는 요소를 '로스트 테크놀로지'라는 촉매를 이용해 잘 어울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하면, 보통은 다 무너져가는 잔해, 우중충한 분위기, 아무도 없는 세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작품은 식물로 뒤덮인 식물 아포칼립스라는 소재로 인해 인간의 기준에서는 아포칼립스이지만 지구는 그 어느때보다 풍요로운 아이러니를 자아냅니다(그것이 좋은 현상인가는 다른 얘기지만).

또한 메인 주인공은 활발한 소년만화계 주인공의 클리셰를 착실하게 따라가면서도, '지식의 추구'에 있어서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입체적인 인물로서 특색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시놉시스

주인공 노마, 알타이르가 살고 있는 곳은 세계의 끝이 정해져있는 '파루스테라'라는 곳. 노마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알타이르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고대의 책을 통해 '세계의 끝'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우연하게도 바깥으로 통하는 구멍을 발견하게 된 두 사람은 진짜 지구와 마주하고, '어째서 인류는 파루스테라에 남아있었는지, 무엇을 두려워한 것인지'에 대해 깨달아가며 미지를 개척한다.

 

줄거리

발단

파루스테라의 폐쇄적 행보와 문명/학문의 제한에 노마와 알타이르는 각각 환멸을 느낀다.

한명은 자유, 한명은 학구를 선망한다.

 

두 학년 선배, 졸업반 막스 다이어가 두 사람에게 '세계의 끝'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서로의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함께 그것을 찾으러 나가기로 한다. 막스가 알려준 정보대로 파루스테라의 아주 구석진 곳에 깊은 구멍이 나 있었고, 그곳을 통해 파루스테라의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 하지만 잠깐 나갔다 다시 파루스테라로 돌아오자, 막스는 불순분자로 간주되어 총살당한다. 또한 그런 정부에 의해 자신들이 발견한 구멍이 막히게 된다면 영영 밖으로 나가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바깥으로 나간다.

 

노마는 처음 맞는 상쾌한 바람에 자유를 느끼고, 알타이르는 밤하늘을 빼곡히 수놓은 은하수를 보며 진리에 접한 만족감을 느낀다.

 

전개

절친한 친구인 노마와 알타이르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싸우게 된다. 파루스테라 주민들에게는 나중에 알려도 되며 우선 주변이 위험하지 않은지 탐사해야 한다는 알타이르의 주장과, 지금 당장이라도 파루스테라라는 새장에 갇힌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노마의 주장은 서로 부딪힌다. 알타이르가 그 과정에서 노마의 정신/인성적 결함을 지적한다. (노마의 메시아 컴플렉스(선민의식),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마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의심한 적 없는 노마는 혼란에 휩싸여 자리를 이탈.

 

알타이르 또한 자신의 언행이 평소답지 않게 욱했다는 것을 인지하며 노마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알리움을 만나 대치하게 된다. 파루스테라에서 나고 자란 알타이르와, 식물로 뒤덮인 곳에서 세대를 거듭한 알리움 사이의 기억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나 종교적 부분에서, 알타이르는 영생을 사는 왕을 언급했지만 알리움은 '신화가 사장된 시대가 된 지 오래'라 답한다.

이에 알타이르는 추리를 한다. '역시, 파루스테라는 유일한 세계도 아닐 뿐더러 세계의 중심조차 되지 못한다. 왕은 신적 존재로 승화되어 모습을 감춘 게 아니야. '인간'의 모습으로서 나타날 수 없기에 모습을 감춘 것일 확률이 높다.'

 

알리움은 신화 속 구인류와 다름이 없는 알타이르의 존재에 신기해하며 그를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 하지만, 알타이르는 도망친다. 그럼에도 궁지에 몰린 순간, 자신의 진정한 마음과 목적을 깨달은 노마의 의해 구출된다.

 

노마 "남이 나를 좋아해줄지, 나의 생각을 좋아해줄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하지만 적어도 나와 함께해주는 사람들과 살아가고 싶어, 자유로워지고 싶어. 내가 느낀 바람을 모두가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이 바람을 들고 모두에게 돌아갈래. 누군가는 좋아해주지 않을까?" / 알타이르 "모두가 싫어하더라도 나는 좋아할 거다. 네 바람을.'

 

그들을 실험하려는 것은 포기한 알리움이지만, 그들에게 '알리움'이라는 존재의 양면성에 대해 알려주며 의미심장한, 저주와도 같은 말을 남긴다. "...너희도 역시 완전히 동화될 것이야. 모든 섭리는 순환하여 이윽고 하나가 된다. 동물과 식물, 균과 버섯, 그리고 인간 모두가 융합되어 인류를 보완한다. 그것이 알리움. 신인류."

 

그 말을 뒤로하고 노마와 알타이르는 자신들이 가진 자료들을 챙겨 파루스테라로 돌아간다.

 

위기

어쩐지 돌아가는 길이 즐겁고, 뭐든지 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들며 빠르게 평야를 뛰어다니는 노마. 하지만 알타이르는 왔을 때와 달리 동물들이 자주 보이는 점(동물들이 친밀감을 느끼고 다가옴)을 수상하게 여기며 마음 한켠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파루스테라로 돌아온 노마의 얼굴에 순간 튀기는 뜨거운 피. 마치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혹은,마치 알리움의 모습처럼 인간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에 놀란 것인지. 경비대가 노마에게 총을 쏘고, 집에 돌아왔다는 감각을 채 느끼기도 전에 그들은 파루스테라 내부를 도망다닌다. 서로의 모습에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둘은 마주보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동물처럼 귀나 꼬리가 돋아나거나, 몸 속에서 꽃과 풀이 피어나는 모습. 포자에 감염된 것이다.

 

노마와 알타이르는 바깥과 파루스테라 사이, 벽의 틈새로 숨어들어갔다. 그곳이 어느새 포자에 의해 식물로 가득찼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들이 가져온 것은 진실이나 자유 따위가 아니라 파멸이라는 사실에 절망감을 깨닫는다.

 

하지만 노마는 금세 깨달음을 얻고 알타이르를 설득한다. "하지만 우리는 포자로부터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잖아. 모습이 변화할 뿐 본질은 그대로지." / 알타이르 "-자연과 동화될 뿐이다, 라는 말이구나. 바뀌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그 어디에도 없었어." 또한 그들을 알아본 가족, 친구, 주변인들이 점점 연대하기 시작한다. '너희는 우리가 보지 않은 것을, 보지 못한 것들을 보고 왔구나.'

 

절정

이성을 되찾은 알타이르는 지금까지 안 사실을 토대로 현실적인 대책 방안을 말한다. 알리움과의 대화에서 왕이 신적 존재가 아닐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알타이르는 이런 폐쇄적 국가를 형성해낸 왕은 없애는 게 가능할 거라고 말한다. 둘은 파루스테라의 외벽을 가득 메운 담쟁이덩굴을 타고 파루스테라의 중심, 그 꼭대기로 올라간다.

 

그곳에서 중앙구역으로 향하는 통로로 왕과 접촉한 주인공 일행. 왕의 모습은 다름아닌 거대한 기계-컴퓨터의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가 모습을 바꾸고, 모습을 바꾼 걸 아는 모든 사람들이 늙어 죽는 동안. 신성함, 경외, '미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장하여 그 누구에게도 왕좌를 보여주지 않을 수 있었던 기계는 미지를 두려워 않는 두 소년소녀가 나타난 이상 자신의 시대가 끝났음을 깨닫고 자멸한다.

 

 

결말

자멸한 기계를 담았던 그릇과도 같은 중앙은 이제 필요가 없어지고, 파루스테라의 하늘을 막고 있던 창은 부숴진다. 파루스테라에 처음 들어오는 자연 햇살, 그리고 바람. 노마는 알타이르의 손을 잡고 부서지는 밑바닥을 도약한다. 식물로 뒤덮 푸른빛의 날개를 펼치며, 바람을 들고 모두에게 돌아간다.